[여성신문] “NO노인존도 생기면 어쩌죠”…어린이가 외친 노키즈존 철폐의 이유

 

“노키즈존은 차별”…시민단체, 어린이날 앞두고 캠페인 시작

 

“노키즈존은 어린이에 대한 차별이지만 나중에 노(NO)노인존, 노(NO)성인존, 노(NO)한국사람존 등등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먼저 노키즈존을 없애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린이날을 앞둔 2일 오전 분당초 3학년 이나연 어린이가 서울 종로구 ‘세계어린이운동발상지’ 기념비 앞에서 열린 ‘노키즈존 반대 캠페인’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등 6개 시민사회단체가 공동 주최했다.

노키즈존은 어린이 출입 제한 업장을 가리키는 단어다. 어린이 출입 제한 업장은 10여 년 전부터 점점 증가했다. 2017년 국가인권위원회는 노키즈존이 아동 차별에 해당한다고 시정을 권고했다. 2023년 어린이들이 직접 참여한 아동총회에서는 ‘노키즈존 금지’를 제1요구안으로 채택하기도 했지만, 제도적 변화는 미미한 상황이다.

성령 대전청소년모임 한밭 활동가는 “저는 살아가면서 '예스'보다는 '노'라는 말을 더 많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부에서는 '노키즈존' 대신 '예스키즈존'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기도 한다고 들었다. 하지만 '예스 성인존'이라는 말이 없듯이, '예스키즈존' 역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예스키즈존'이라는 특별한 이름이 아니다. 비청소년과 아동·청소년 모두가 나이에 관계없이 동등한 시민으로서 자유롭고 편리하게 일상적인 공간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강조했다.

전민경 사단법인 온율 변호사는 “노키즈존의 운영이 헌법과 법률에서 보장하는 기본권의 침해라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정 연령군 전체에 대해 일률적으로 배제 조치를 취하는 것은 정당한 영업 전략의 범위를 넘어서, 평등권과 아동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차별 행위”라고 지적했다.

백운희 정치하는 엄마들 활동가는 “노키즈존은 사실상 양육자에 대한 차별”이라고 했다. 그는 노키즈존이 일상화된다면 여성들이 “일부 무례한 양육자들과는 다르게 얼마나 ‘개념 있는’ 행동을 했는지를 자체 검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키즈존이 허용된다면 “사회 전반적으로 아동과 여성들의 일상적 실천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노키즈존은 ‘영업자의 자유’ 대 ‘어린이·양육자의 자유’ 사이의 갈등으로만 인식되며, 차별과 배제가 정당화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짚었다. 이어 “노키즈존은 단순한 업주의 선택이 아니라 노키즈존은 한국 사회의 어린이 차별·혐오·배제를 상징”이라며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했다.

주최 단체들은 앞으로 노키즈존 업장 사례 수집과 명단 게시, 홍보물 배포, 관련 스티커 제작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오는 11월 세계 아동의 날에는 실태 보고와 해결 방안을 논의하는 토론회도 열 계획이다.

 

📰[여성신문 기자 신다인] 전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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