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A학교 지혜복 교사를 지지하는 학부모 기자회견 "학부모의 명령이다! 서울시교육청은 학내성폭력 공익제보교사 부당전보 즉각 철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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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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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일시 |
2025. 09. 30. 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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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 |
김정덕 활동가 |
010-3455-06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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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성 A학교공대위 공동집행위원장 |
010-2956-19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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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포일시 |
2025. 09. 30. 화 |
총 12매 (별첨 1건) |
A학교 지혜복 교사를 지지하는 학부모 기자회견 학부모의 명령이다! 서울시교육청은 학내성폭력 공익제보교사 부당전보 즉각 철회하라! |
<기자회견 개요>
▪일시 : 2025년 9월 30일(화) 오전 10시 30분 ▪장소 : 서울시교육청 앞
▪진행 -사회 김정덕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 -발언1. 김아누 (초등 학부모) -발언2. 남궁수진 (초등 학부모,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 -발언3. 김은수 (중등 학부모, 전국자치단체공무직본부 서울지역지부장) -발언4. OOO (고등 학부모, 해고노동자) -발언5. 백종성 (A학교 공대위 공동집행위원장) -발언6. A학교 관련 학부모 (대독 최서연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 -발언7. 지혜복 교사 (공익제보교사)-기자회견문 낭독 (김숙영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 -서울시교육청에 요구안 전달
▪주최 : 정치하는엄마들, A학교 성폭력사안‧교과운영부조리 공익제보교사 부당전보철회 공대위 |
■발언1. 김아누 (초등 학부모)
저는 은평초등학교 2학년 학생의 양육자 김아누입니다.
저는 이 자리에서 서울시 교육감이 다해야할 역할과 책임에 대해 말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정근식 교육감님께 묻고 싶습니다. 정근식 교육감님은 서울시 교육감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다 하고 계십니까? 최근 교육 현장에서 일어난 사안들에 정근식교육감은 이렇게 답변합니다.
“이주민 학생 혐오차별문제, 교육감으로서 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다.”
“지혜복 선생님의 투쟁 중 삭발소식을 들어 마음이 무겁다.”
“극우화로 범벅된 리박스쿨 관련 사안, 교육청에서는 아직 명단을 받지 못해 공개가 힘들다.”
이게 서울시교육감으로서 최선의 답변이 맞습니까? 서울시 교육 정책을 책임지는 최고 책임자로서 사안들의 심각성 인지를 넘어 해답을 찾고 계신지 묻고 싶습니다.
제가 아는 교육감의 주요 역할과 권한은 이렇습니다.
교육감의 역할 첫 번째. 정책 수립 및 진행.
교육감이 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한 이후, 이주민 학생 혐오차별 문제에 대한 해결정책은 어디까지 수립되고 진행되었습니까? A학교 피해학생들의 안전에 대한 대책과 재발 방지를 위한 방안은 강구해 보셨습니까?
교육감의 역할 두 번째. 인사 및 조직 관리.
피해학생을 지키려 했던 공익제보교사 지혜복 선생님의 부당 전보해임에 관한 진상규명과 그 과정에서의 제대로 된 인사 관리 이 역시 제대로 하고 계십니까?
교육감의 역할 세 번째. 정책적 리더십.
정근식 교육감님. 서울시 교육청의 최고 책임자로서 현 교육 현장의 문제를 정말 이해하고 계십니까?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소통하며 정책의 지속성과 혁신성을 추구하고 계신가요?
교육청 문턱이 닳도록 찾아와 ‘소통하자’ 간곡히 청하는 서울시 중학교 교사 지혜복의 목소리를 왜 못 들은 척 하십니까? 지난 9월 23일, 제가 직접 은평구 간담회로 찾아가 A학교 성폭력 사안의 심각성과 부당전보 된 지혜복 선생님의 이야기를 드릴 때도 교육감님은 팔짱을 낀 채 입을 꾹 다물고 계셨습니다. 바로 앞에서 부르짖던 제 목소리가 들리지 않으셨습니까? 교육현장 관련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AI처럼 ‘나 정근식교육감은 사안의 심각성 알고 있다. 안타깝다.’ 라는 복붙 답안만 페이스북에 적고 계시면 해결이 되는 겁니까?
정근식 교육감님. 대체 출근해서 무엇을 하고 계신 겁니까?
9웡 23일 은평구 간담회에서 학교시설의 부재에 대한 심각성을 양육자들이 토로하고 있을 때, 그 사안에 대해 몇 년 째 해결 방안도 내지 않은 교육감님께서 웃으며 ‘교육감직을 걸겠다, 말겠다’ 그런 농담을 하셨죠.
당신에게 표를 드렸던 한 시민으로서 불쾌했습니다. 당신의 자리는 그런 자리가 아닙니다. 그렇게 쉽게 농담으로 넘어갈 수 있는 위치가 아닙니다. 시민들과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얼굴도장을 찍고 , 호수 위에 비친 달그림자처럼 애매한 말만 늘어놓다 돌아가는 그건 교육감이 해야 할 역할이 아닙니다. 계속 심각성 인지에 그칠 거라면 그 자리에서 말한 것처럼 직을 내려놓으십시오.
해결을 하십시오. 정근식 교육감님이 그 위치에 선 이후 무어라도 해결하고 추진한 교육정책이 있을까 열심히 찾아보았지만 , 늘 사안의 심각성을 안다는 기사 이후에는 후속 기사를 찾기 어렵습니다.
이제는 해결 방안을 고민하십시오. 현장 교육의 문제점, 알지만 말고 이해하시고, 학부모와 선생님과 학생들과 진짜 소통을 하십시오. 얼굴만 남긴 현장 사진만 일방적으로 페이스북에 올리는 건 소통이 아닙니다. 지금 당장 그 꽉 막힌 교육감실에서 나와 이 교육청 문 앞에서 지혜복선생님과 제대로 된 대화를 시작하십시오.
초등학생 양육자의 자리에서 간곡히 청합니다. 진보교육감이라고 스스로 칭한 것에 책임을 다하십시오
■발언2. 남궁수진 (초중등 학부모,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
안녕하세요?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 남궁수진입니다.
저희 단체에서는 각 학교에서 일어나는 성폭력을 은폐하고 속이려는 교육당국과 지난한 정보공개청구 소송다툼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학교와 교육당국은 학교에서 일어나는 성폭력을 은폐하고 감추기 급급한 곳입니다. 이는 저희가 수년간 정보공개청구소송을 해오면서 체득한 ‘사실’이며 ‘현실’입니다.
여러분, 생각해보십시오. 이런 은폐와 뭉갬의 과정 속에서 피해를 당하는 것은 누구입니까? 학교와 교육당국이 감추고 공익신고자를 해고하는 과정이 무엇을 만들었습니까? 결국 그들이 가져온 것은 학교가 안전한 곳이 아니라 “위험”한 곳이라는 결과입니다. 그렇습니다. 지혜복 선생님을 돌아오지 못하게 하는 학교와 교육당국은 학생들에게 폭력과 위험의 장소입니다.
저는 초등학교 4학년 6학년 두 아이와 함께 자라고 있는 양육자입니다. 이 자리에서 간절히 외칩니다. 저와 저의 아이들에게는 지혜복 선생님이 필요합니다. 저와 제 아이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학교라는 이름 아래 안전하지 모든 폭력의 장소에 지혜복 선생님이 필요합니다. 지혜복 선생님의 복직은 단순히 한 선생님이 학교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폭력과 성폭력 앞에 우리나라의 교육이 학생들과 학교 구성원에게 “안전”을 보장하고 신뢰를 되돌리는 일입니다.
학교가 침묵하고 진실을 덮는 사이, 우리 아이들은 무너졌습니다. 믿었던 선생님마저 쫓겨나는 것을 본 아이들은 '차라리 가만히 있을 걸 그랬다'며 숨죽이고, 부당함에 침묵해야 살아남는다는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이것은 한 선생님, 한 학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학생을 보호한 선생님이 처벌받는 이 '선례'를 보고, 앞으로 어떤 선생님이 아이들을 위해 용기를 낼 수 있겠습니까? 누가 우리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목소리를 내겠습니까?
다시 한 번 외칩니다. 폭력과 은폐와 2차 가해가 만연한 대한민국의 학교 현실에 우리는 지.혜.복. 선생님이 필요합니다. 지혜복 선생님, 지난 600일 가까이 거리에서 투쟁해 오신 선생님 곁에는, 진실을 외면하지 않은 학생들과 학부모, 그리고 이 부정의에 함께 분노하는 수많은 시민들이 굳건히 서 있습니다. 이에 우리는 강력히 요구합니다.
첫째, 학생의 편에 선 공익제보자, 지혜복 선생님을 즉시 아이들이 기다리는 교실로 돌려보내 주십시오.
둘째, 성폭력 사건을 축소·은폐하고 2차 가해를 저지른 학교와 교육 당국의 책임자를 엄중히 처벌하십시오.
너무나도 당연한 이 두 가지를 위해 오래 투쟁하고 있다는 이 사실이 너무 아프고 아픕니다. 그러나, 이 아픔과 고통은 우리의 힘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요구가 실현될 때까지 우리는 그리고 정치하는엄마들은 끝까지 함께 싸울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발언3. 김은수 (중등 학부모, 전국자치단체공무직본부 서울지역지부장)
존경하는 시민 여러분! 동지 여러분!
저는 세 아이를 키우는 부모이자, 오늘 이 자리에 선 한 명의 양육자입니다!
저는 지금, 참을 수 없는 분노와 책임감을 안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아이들을 외면한 서울시교육청을 규탄하기 위해!
아이들을 위해 싸워 온 지혜복 교사를 지지하기 위해!
먼저, 피해 학생들과 그 부모님들의 고통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상처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받은 상처는 단순한 사건이 아닙니다.
그것은 어른들의 무책임이 만들어낸 고통이며, 교육청의 외면이 더욱 깊게 만든 상처입니다!
서울시교육청이 해야 할 일은 무엇입니까?
책임을 회피하는 것입니까?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입니까?
아닙니다! 결코 아닙니다!
아이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치유의 길을 열고,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히 책임져야 했습니다!
그러나 교육청은 그 책무를 저버렸습니다!
오히려 가장 앞에서 아이들을 지키려 한 교사를 공격했습니다!
이것이 과연 교육입니까? 이것이 과연 아이들을 위한 교육입니까?!
지혜복 교사는 단순한 교사가 아닙니다!
그는 학교 안의 침묵과 부정에 맞섰습니다!
피해 학생과 학부모의 절규를 자기 가슴에 담고 외쳤습니다!
공익제보자로서 불이익을 감수하며 진실을 지키려 싸운 교육자입니다!
그런데 지금 교육청은 그 교사를 징계하고, 침묵시키려 합니다!
저는 단호히 외칩니다!
아이들을 위해 싸운 교사를 징계하는 교육청은 필요 없습니다!
아이들의 눈물을 외면하는 교육청은 필요 없습니다!
교육의 본질을 망각한 서울시교육청은 단호히 규탄 받아야 합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금이라도 사과해야 합니다!
피해 학생과 그 가족 앞에, 그리고 아이들을 위해 헌신한 지혜복 교사 앞에 무릎 꿇고 사과해야 합니다!
그리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한 대책을 내놓아야 합니다!
그것이 교육청의 최소한의 책임입니다!
시민 여러분! 부모 여러분!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지키는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우리입니다!
아이들이 안전하게 숨 쉬는 학교, 교사가 아이들 곁을 지킬 수 있는 학교, 그것이 진정한 교육입니다!
저는 부모로서, 양육자로서, 세 아이의 아버지로서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아이들의 상처가 치유될 때까지!
교육이 다시 아이들의 편에 설 때까지!
우리는 결코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이제 다 함께 외쳐 주십시오!
지혜복 교사 징계 중단하라!
서울시교육청 즉각 사과하라!
아이들과 교사를 지키는 것이 바로 교육이다!
감사합니다!
■발언4. OOO (고등 학부모, 해고노동자)
저는 명동에 있는 OO에서 2021년 해고되어 복직투쟁을 하고 있는 OOO입니다. 저는 서울에 있는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아이가 있는 엄마입니다.
제 아이는 어려서부터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하고 싶지 않은 것은 당당히 하기 싫다고 얘기하고 억지로 하지 않았기에 그저 세상을 편하게 사는 아이인줄 알고 저와 남편은 ‘우리 집에 눈치 안 보고세상 편하게 사는 사람이 한 명 쯤 있어도 괜찮지’ 라는 생각에 시험기간에 찜질방에 놀러가고, 만화방에 가도 속은 타지만 나무라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세상을 속편하게 살고 있는 줄만 알고 있던 아이가 어느 날, 정신과 상담을 받고 싶다고 했습니다. 저는 다소 놀랐지만 ‘고3이라 그런가? 시간이 좀 지나면 괜찮겠지! 예전의 성격으로 돌아오겠지!’ 생각하며 해고자 생활로 바쁜 날들을 보내며 잊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몇 주 후, “엄마는 왜 내가 상담 받고 싶다는데 관심도 없냐”는 얘기에 해고자 생활이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가 얘기한 것을 잠시 잊고 있었던 제 자신을 탓하며 그때부터 관심 있게 어떤 문제인지 물어봤습니다.
그런데 엄마한테는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합니다. 그냥 상담 받고 약을 먹고 싶다며 떼를 쓰기 시작하는데 엄마한테도 말 못할 뭔가가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이었습니다.
그 후, 상담과 치료 과정에서 아이가 학교에서 친구와의 마찰로 죽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고, 심각한 단계에 이르러서야 아이의 상태를 알게 된 것에 대한 죄책감으로 지냈으며, 아이가 나쁜 맘을 먹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하루하루 아니 시간시간이 불안의 연속인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아이는 현재 약물치료와 상담을 병행하고 있으며, 사실 아이는 모르게 학교 담임선생님과의 긴밀한 소통으로 학교에서 배려를 받고 있고, 가족의 보살핌에 나아지기를 바라며 살고 있습니다.
제가 왜 이런 민감한 얘기를 하는지 여기 계신 분들은 아실 것입니다.
학교에서의 조그마한 마찰도 마음이 어린 아이들은 그게 상처가 되고 슬픔이 커져서 그 나이에는 자신이 감당 못할 만큼의 큰 두려움과 공포로 휩싸인다는 것을 어른인 우리는 압니다.
하물며 A학교에서의 폭력은 피해 당사자에게는 하늘이 무너지는 일이 일어났고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입니다.
그 부모는 또 어떻습니까? 온 우주를 준다한들, 내 생명과도 같은 내 아이가 힘든 과정 속에 있는데 그저 세월이 흘러 잊혀지기만을 바라야 할까요?
용기를 내어 얘기해준 피해학생이 더는 두려워하지 않도록, 건강하게 극복하도록 해야 하지 않습니까?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 선생님이 여기 계십니다. 그 길을 외롭게 홀로 가고 있는 선생님을 서울시교육청은 왜 이다지도 모질게 만신창이가 되도록 내버려두는지요.
지혜복선생님을 제자리로 돌려놓으십시오. 그래야만 피해 학생들이 이 사회의 정의를 보고 안심하고 사회에 나갈 수 있으며, 피해 학부모님들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다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기 위해 싸우는 선생님을 지지하며, 용기내주신 학부모님을 응원하며 연대하겠습니다.
서울시교육청 정근식 교육감은 지혜복교사를 지지하는 학부모들의 얘기에 귀기울여 듣기 바랍니다.
당신도 교육감 이전에 학부모였음을 잊지마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발언5. A학교 관련 학부모 (대독 최서연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
저는 몰랐습니다. 큰아이가 이 학교에 다닐 때만 해도 평화롭다 생각했습니다. 아이들은 서로 존중하며 잘 지내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동네 친구에게 이 학교를 좋은 학교라고 진심으로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은 동네 친구의 둘째 아이도 후에 이 학교에 들어왔는데, 저와는 다른 이야기를 하더군요. 뭐, 이런 학교가 다 있냐, 왜 이리 엉망이냐. 남학생과 여학생을 대하는 선생님들의 인식차도 그렇고, 남학생들의 성희롱적인 외모 평가, 외모 등급을 매기는 행태가 매우 심하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말해도 내 일이 아니어서 그런지 대수롭지 않게 흘려들었습니다. 남학생과 여학생의 비율이 3:1이라는 차에도 저는 특별한 인식이 없었습니다. 그 친구는 아는 어려움을 저는 왜 몰랐을까요. 저희 아이는 남학생이고, 친구의 아이는 저희 아이보다 두 살 어린 여학생이었습니다. 이 사건 이후, 그 친구는 거봐, 내가 뭐랬냐고 말하더군요. 그 친구의 말을 흘려들었던 것을 정말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2024년 추운 겨울부터 계절이 벌써 두 번이나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 긴 시간 동안 무슨 일이 벌어졌습니까? 지혜복 선생님은 여전히 차갑고,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 있습니다. 등을 푹신한 바닥에 눕히고 쉬는 것, 여유롭게 음악을 들으며 차 마시는 것, 그 편한 삶을 몰라서일까요? 학부모와 아이들은 어땠을까요? 끝나지 않은 채 증폭되기만 하는 이 사건에 점점 숨이 막혀갔습니다. 아이들은 오히려 이젠 내가 좀 손해 보더라도 조용히 참겠다고 합니다. 그런 아이들에게 사건의 진행 상황을 더 이상 공유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초 피해 학생 학부모들은 가해 학생이라 하더라도 아직 어리고 배워야 할 나이, 우리 아이들과 함께 커나갈 아이들이기에 처벌보다는 잘못된 말과 행동을 깨닫고 재발이 되지 않는 걸 원했습니다. 처음만 하더라도 충분히 회복이 가능한 사안이라 생각했습니다. 교육청에서 한참 회복적 생활교육 강조했는데, 지금도 유효한지 모르겠습니다. 그때 바로잡혔다면 이 지경까지 오지 않았을 텐데, 상처는 아물기는커녕 점점 더 커졌습니다. 그런 면에서 그간의 조치는 적절하지 않았음이 증명됩니다. 사건이 질질 끌리면서 피해자는 회복되지 못하고 오히려 점점 몸을 낮추고 드러나길 원치 않게 되었습니다. 사건 얘기를 꺼내는 것에도 진절머리를 칩니다.
저는 이 사건이 지금까지 끝나지 않는 원인으로 두 가지를 지목합니다.
첫 번째로 최초 제기된 문제를 모르쇠, 가정교육 탓, 코로나 탓만 하며 학부모들의 건의를 찍어 누른 전임 학교장님이 있습니다. 사건 초기 교장실로 직접 찾아간 학부모에게 본인은 이 일과 관련된 사항을 잘 모른다고 학교에서 무엇을 할 수 있겠냐고 말했습니다. 평화로워야 하는 학교가 이만한 사안으로 들쑤셔지니 불편했을 겁니다. 아니라고는 하지만, 본인이 전에 근무했던 지역 교육지원청의 기준까지 들이밀어 평소 눈엣가시 같던 교사를 이런저런 절차와 핑계로 전보조치 했습니다. 학교에서는 이 사건과 전보는 관련이 없다고 했지만, 저에겐 인과관계로 보였습니다. 2023년 2학기 지혜복 선생님을 향한 집단적 가해에 한 번이라도 대처했다면 제 생각은 달랐을 겁니다. 전보와 함께 학교의 잡음을 진정시키려 했겠지만, 오히려 사건을 증폭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는 현 상황에 대한 그 분의 지분이 상당하다고 봅니다. 아이들은 학습권 침해라는 결과까지 빚어질 거라 예상은 했을까요? 그러곤 부임 1년 반 만에 다른 학교로 전근해 면책을 받으신 게 되었는데, 아마 본인도 명예롭지 못할 겁니다.
두 번째는 시스템입니다. 1학기에 제기된 문제가 방학 동안과 2학기 내내 뭉개지며 시간만 흐르고 있을 때 여학생들은 2차 가해에 시달렸고, 지혜복 교사는 어떤 보호도 없이 통제되지 않는 남학생들의 야유를 견뎌야 했습니다. 시스템이 문제 해결이 가능한 시간에 작동되지 않은 게 절차 탓일지, 아니면 애초 시스템에 의지하지 말아야 했는지 궁금합니다. 덕분에 학생들은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 교육받을 기회를 박탈당한 꼴이 되었습니다. 그 시간을 견디며 피해 학생들과 그 주변 여학생들 마음에는 물리적 변화를 넘어 화학적 변화가 왔습니다. 마음은 꺾이다 못해 굳어버렸습니다. 남학생들도 마찬가지였을 수도 있습니다. 남학생들은 단체로 잠재적 가해자로 지목되는 듯한 마음의 상처를 받았습니다. 지혜복 선생님은 동료 교사들 사이에서는 어땠을지 모르지만, 사건 전까지 여학생 남학생 할 것 없이 아이들이 자주 찾아가 마음을 기댔던 좋아하는 선생님이었는데 말입니다.
이렇게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그저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흘려보낸 것이 가장 뼈아픈 지점입니다. 그 시간이 피해 학생들과 그 주변 아이들에게 얼마나 깊은 상처가 되었는지, 지혜복 선생님에게는 얼마나 잔인한 시간이었는지, 관련 학부모들 또한 얼마나 살얼음 같은 시간을 보냈는지 겪지 않은 사람은 잘 모를 겁니다. 최초에 사건이 발생했을 때, 가해자들이 본인들의 말과 행동이 바르지 않음을 알고 사과하게 했다면, 남학생이던, 여학생이던 타인에게 무례한 행동이 무엇인지 알려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안타깝습니다. 뉴스에도 나오고 600일을 투쟁했지만, 자녀가 같은 학교 같은 학년이라도 이 사건을 접하지 못한 다수의 학부모는 여전히 모릅니다. 학생들은 학폭 절차에 따라 처벌을 받았으나, 절차에 매몰돼 끝까지 사과를 받지 못한 피해 학생은 지긋지긋해서 더 이상 말도 꺼내기 싫어합니다.
여러 번 언급했지만 피해 학생 학부모들은 지혜복선생님을 아이들의 고충을 듣고 해결하려 한 공익제보자라 생각합니다. 공익제보자의 지위를 인정함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주시길 바랍니다. 선생님이 공익제보자로 인정되고 학교로 돌아가는 소식만으로도 피해 학생들은 자신들의 제보가 옳았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또 한 번 계절이 지나가기 전에 선생님은 편안한 집에서 지내시다 내년에 학교로 복귀하시고, 피해 학생, 학부모들의 마음도 자유로워지길 소망합니다.
■발언6. 지혜복 교사 (공익제보교사)
■기자회견문
학부모의 명령이다!
서울시교육청은 학내성폭력 공익제보교사
지혜복 선생님에 대한 부당전보 즉각 철회하라!
부조리한 학내성폭력 사안처리 고발 후 부당전보 된 지혜복 교사가 서울시교육청에 해결을 촉구한 지 오늘로 618일째다. 2023년 1월 21일 혹독한 추위 속에서 조희연 전 교육감을 상대로 시작한 투쟁이 2년 8개월이 넘도록 답보상태다. 교육현장의 갈등과 폭력을 방치하고 피해학생들과 교사를 외면하는 정근식 교육감으로 인해 학부모들의 서울시교육청에 대한 신뢰는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A학교 학부모들은 9월 5일 지혜복 교사 거리투쟁 600일을 맞아 열린 〈A학교 성폭력 사안 해결과 부당전보 철회 투쟁에 대한 공개토론회〉와 11일 도보행진 집중집회에서 한목소리로 전했다. ➀당시 교내성폭력 사건은 분명히 있었던 점, ➁학교의 조치가 부적절했던 점, ➂학교의 귀책으로 인해 2차 가해가 발생한 점, ➃역사과보다 인원이 부족했던 사회과 교사인 지혜복 교사를 전보시킴으로써 수업운영에 문제가 발생한 점과 학생들의 피해사실, ⑤지혜복 교사가 공익신고자인 점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했다.
사안 발생 초기 피해학생 학부모들은 학교폭력이 더 이상 재발하지 않도록 피해학생들에 대한 가해학생들의 진심어린 사과와 반성과 성찰의 기회를 학교측이 만들어줄 것을 요구했었다. 그 동안 학교에 오랫동안 만연한 성폭력 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는 단발적인 학교폭력 절차에 따른 처벌만으로는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교는 사안처리 과정을 온전히 안내하지 않은 채 학부모들을 배제했고, 이 사태를 해결할 골든타임을 흘려버렸다. 2년이 지난 지금도 피해학생들은 학교 안팎에서 마주칠 2차가해를 두려워하고 있다. 부당한 일이 생겨도 그냥 참고 적응하려는 피해학생들의 참담한 심정을 가까스로 돌보며, 학부모들 역시 패배감을 내면화하고 오랫동안 해왔던 학교 관련 활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사태가 이 지경이 되도록 몰고 간 장본인은 정근식교육감이다. 공익제보교사에 대해 부당해임도 모자라 형사고발까지 하고, 그와 연대하는 시민들을 경찰을 동원해 폭력적으로 연행하게 한 정근식교육감의 작태에 분노한다. 서울시교육청은 학생, 학부모, 시민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피해자 곁에 서는 순간 인권을 짓밟는 사회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겠는가? 잘못된 교육현장의 부조리를 고발한 교사를 내치고 입을 틀어막으며 도대체 무슨 공동체를 도모할 수 있겠는가?
서울시 교육당국은 지혜복 교사에 대한 악랄한 탄압을 멈추어야 한다. 교육당국은 지혜복 교사가 성폭력 2차 가해에 대한 증거를 제출하지 않았으며, A학교에서 벌어진 피해학생 신원유출은 지혜복 교사가 지목한 당사자가 의도적으로 한 것이 아니기에, 지혜복 교사가 공익제보자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지혜복 교사는 A학교에서 성폭력이 벌어졌고, 학교측이 저지른 피해학생 신원유출로 성폭력 피해학생들에 대한 2차가해가 벌어졌다는 사실에 대한 증거를 모두 제출했다. 해당 증거를 통해 서울시교육청은 조사에 착수할 수 있었고, 조사 이후 서울시교육청이 발행한 권고문 역시 지혜복 교사의 신고가 사실과 부합함을 명시한다. 또한, 지혜복 교사가 지목한 당사자에 의해 피해학생 신원유출이 이루어졌음은 가해학생들의 발언으로도 확인되는 바이며, 서울시교육청 권고문 역시 이를 명시한다.
우리는 피해 학생들이 부당함을 참고 침묵하는 것을 내면화하기를 멈출 수 있길 바란다. 피해학생들의 회복을 지원해야 하는 것은 교육공동체 모두의 몫이다. 그 첫걸음으로 우리는 공익 제보자이자 피해학생들을 위해 애썼던 교사를 다시 교육현장 제자리로 돌려보내야 한다. 모든 아동청소년들이 포괄적성교육을 통해 서로를 존중하고 성평등과 인권을 배울 수 있기를 바란다. 서울시교육청은 학내성폭력 공익제보교사 지혜복 선생님에 대한 부당전보를 즉각 철회하고, 피해학생들과 학부모, 지혜복 교사와 연대하는 시민들의 다음 목소리에 응답할 것을 촉구한다.
하나. A학교 피해학생 학부모들과의 면담하고 피해학생들 회복 지원하라!
하나. 서울시내 학교성폭력 피해 전수조사하고 포괄적 성교육 도입하라!
하나. 지혜복 교사 공익제보자로 인정하고 부당전보·해임 철회! 형사고발 취하하라!
하나. 서울시교육청이 자행한 23명 연대시민 행정폭력에 대해 사과하라!
우리에겐 더 많은 지혜복이 절실하다. 기꺼이 피해학생들 곁에 섰던 지혜복 교사가 A학교로 돌아갈 때까지 우리는 서로에게 용기가 되기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2025년 9월 30일
정치하는엄마들
A학교 성폭력사안·교과운영부조리 공익제보교사 부당전보철회를 위한 공대위
A학교 관련 양육자 메시지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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