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어린이가 타는 차는 모두 '어린이 보호차량' 입니다 (김정덕)
[특별기고] 김정덕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
7일 재난·산재 피해가족 및 시민사회단체들은 ‘안전한 나라를 위한 제안’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이 제안한 17개 과제 중에는 ▲카시트 장착 의무 대상 확대 ▲어린이 통학버스 카시트 장착 의무화도 포함됐다. 김정덕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는 기자회견 현장에서 어린이 통학차량 안전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이들 두 가지 과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공동대표의 발언문을 지면에 옮긴다. - 편집자 말
어린이들이 타고 다니는 노란색 통학차량을 아시나요? 어린이집·유치원·학원에서 영유아부터 초등학생까지 이용하도록 운영하고 있는 차량들입니다. 마땅히 어린이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여 운행돼야 하지만 무늬만 어린이보호차량일 뿐, ‘노란 폭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보호장치가 터무니없는 현실입니다.
아이들이 가족들과 차를 탈 때 카시트를 안 하면 20만 원 과태료 부과 대상이지만, 학원 차, 어린이집·유치원 통학버스를 탈 때는 카시트를 안 해도 불법이 아닙니다. 또 도로교통법상 카시트 장착 의무는 영유아, 즉 미취학 아동까지만이고, 초등학교 저학년은 카시트를 안 해도 과태료를 물지 않습니다.
어린이 통학버스 내 안전장치는 고작 허리에만 두르게 되어 있는 2점식 안전띠가 전부입니다. 2점식 안전띠는 사고가 났을 때 아이들은커녕 성인의 안전도 담보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2점식 안전띠로는 영유아를 위해 설치할 수 있는 국가안전공인 KC인증 카시트도 없습니다.
2점식보다 훨씬 안전한 3점식 안전띠는 신장 145cm 이상, 체중 36kg 이상일 때 사용 가능하므로, 그 미만인 어린이들은 반드시 카시트를 착용해야 합니다. KC인증 카시트를 설치하려면 3점식 안전띠여야 하지만, 어린이 통학차량 기준을 통과하기 위해 도리어 3점식 안전띠를 2점식 안전띠로 바꾸고 있어 오히려 안전에 역행하고 있습니다.
어린이의 발달 특성상 유치원 다니던 아이가 학교 간다고 갑자기 키와 체중이 동일하게 규격화되지 않습니다. 기계적인 연령 기준이 아닌, 영유아부터 초등학생까지 어린이들의 다양한 발달 특성을 반영해 어린이통학차량 안전 사각지대를 없애야 합니다.
신장 145cm, 체중 36kg 미만 어린이들이 이용하는 모든 차량에는 카시트를 의무화하고, 어린이 통학버스에 3점식 안전띠와 카시트 장착을 의무화해야 합니다. 작년 5월 인천 송도 축구클럽 차량 사고로 생명을 잃은 초등학생들의 이름에 빚진 태호·유찬이법에 이러한 내용이 담겼지만, 법안 심사 때 빠졌습니다.
지난해 어린이 사망사고 원인 1위는 교통사고였습니다. 교통사고가 나면 사고 당사자들의 개인적 해결이 관행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당사자들은 누구입니까. 정작 크게 희생당하는 어린이들은 합의 당사자가 될 수 현실이라면, 법과 행정이 어린이들의 생명권을 보장해야 마땅하지 않은가요.
대한민국 아이들을 위한 법체계는 엉망입니다. ‘어린이생명안전법’이란 이름으로 거론된 해인·한음·하준·태호·유찬·민식 어린이들이 당한 교통사고는 모두 법과 행정제도 미비로 인한 예정된 사고였습니다. 더 이상 아이들 생명을 잃어가며 땜질식 법을 만들지 않아야 합니다. 어린이 생명안전을 최우선으로 해 행동발달을 고려한 법체계가 시급합니다.
어른들의 무관심과 안일함으로 희생된 모든 아이들을 애도하며, 오늘도 어린 생명과 눈 마주치는 엄마아빠들이 요구합니다. 어린이가 탑승하는 차량은 모두 어린이 보호차량이라는 인식이 당연한 세상이 될 수 있도록 함께해주세요. 우리는 더 이상 단 한 명의 아이도 잃어서는 안 됩니다. 아이들의 생명과 안전은 오로지 우리에게 달려 있습니다.
출처: https://www.ibaby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85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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