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생각한다] 선을 넘은 선의
지난 6월에 일어난 대전 아동성학대 사망사건의 가해자 신상공개 여론이 뜨겁다. 가해자에 대한 사형선고, 사형집행 여론도 일고 있지만 정치권은 잠잠하다. 8개월 전에 ‘#정인아미안해’라며 SNS를 도배하던 정치인들은 다 어디 갔나? 대통령도, 보건복지부 장관도, 국회의원들도 또다시 벌어진 참혹한 아동학대 성범죄 앞에 일언반구 없다. 사실 서울 양천구 아동학대 사망사건 때도 마찬가지였다. 2020년 10월 사건이 벌어진 당시에는 정치권이 반응하지 않았다. 올해 1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양천사건을 보도하면서 피해아동의 사진 등 인적사항과 범죄사실을 낱낱이 공개하고 국민 여론이 들끓자, 그제야 국회는 피해아동 이름을 딴 법안을 쏟아냈고 정부는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방송을 통한 피해아동 신상공개는 아동학대처벌법 위반이지만, 아동학대 사망사건이 그토록 주목을 받은 적이 없었기에 나는 SBS가 저지른 범죄에 입을 다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