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앞에서 왈칵 눈물을 쏟고 말았다. 나는 엄마니까, 딸에게 세상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제시하는 첫 번째 사람이니까, 작디작은 희망일지라도 늘 그것만을 강조해왔는데… 이번만은 그럴 수가 없었다.
“엄마, 나 하고 싶은 게 있어.” “뭐?” “여름에 곽지해수욕장에서 물안경 쓰고 물고기 보는 거.” “근데 4, 5월에 일본이 방사능 오염된 물을 바다에 버리면 못 할 수도 있어.” “그거 못 막아?” “엄마가 힘이 약해서… 못 막을 것 같아.” “엄마, 울지 마. 근데 진짜 못 막아?” “아무래도 못 막을 것 같아.” “기도하면 막을 수 있지 않을까?” “기도도 하면 좋지만, 기도하면서 힘을 내서 사람들이 뭔가 해야 해.”